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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취한 채 거래처 미팅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해, 주변에 알리고 단약 결심" [마약, 손절의 길]

작성일 : 2024-12-20 16:09:38 조회 : 74

출처 : "마약에 취한 채 거래처 미팅도... 나 지신을 믿지 못해, 주변에 알리고 단약 결심"[마약, 손절의 길] ㅣ헬스조건


마약 관련 사건은 자극적인 키워드로 점철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마약에 중독되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의 매우 평범한 사람들이다. 스스로 마약을 구해 시작하는 이들도 있지만 소수다. 대부분은 친구나 연인, 직장 동료가 무심코 건넨 약물로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약에 빠진 사람들 중 절반은 평생 벗어 나오지 못하는 반면, 나머지 절반가량은 약을 끊으려고 발버둥 친다. ‘단약’ 의지가 있는 중독자들에겐 마약으로부터 벗어난 ‘선배’들의 이야기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직장 생활을 잘 하는데 뭐가 문제야?’라고 끊임없이 합리와 했었다.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거래처 미팅도 나가 봤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만난 30대 중반 김종훈(가명)씨는 단약 2년 차다. 그는 이른바 ‘원나잇’으로 만난 여성이 건넨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마약에 중독됐다. 이후 6년 간 마약에 중독된 채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되면서 법적 절차를 밟았고, 현재는 NA 모임(자조모임)에서 다른 중독자들의 회복을 돕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본 여성이 건넨 주사기… 6개월 뒤엔 스스로 구매
2015년 경, 이촌동에 거주했던 종훈씨는 근처 이태원의 클럽을 자주 다녔다. 종종 처음 보는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성이 난데없이 주사기를 꺼냈다. 종훈씨는 “그게 뭐냐” 물었고, 여성은 다짜고짜 자신의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아 넣더니 “해보라”며 권했다. 종훈씨는 “주사기를 보고 불법적인 일이라는 걸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술도 취했겠다, 분위기도 거절하면 안 될 것만 같아서 그렇게 필로폰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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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응원에 끊었지만 금단증상에 알코올 중독까지
그러던 어느 날,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보니 경찰이 서류철을 들고 서 있었다. 경찰은 마약 판매상이 검거됐는데 종훈씨 이름으로 된 입금 내역이 발견됐고, 주고받은 메시지를 기반으로 CCTV 영상을 추적하다가 그가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건네받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종훈씨는 잡아뗄 것도 없어서 그 자리에서 집에 있던 주사기를 전부 제출했다. 경찰이 돌아가자마자 직장생활이 걱정됐다. 그는 “직장에서 잘리면 마이너스 통장 연장이 안 되니까, 그 돈을 한꺼번에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게 가장 두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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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씨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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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다면?
“큰 목표는 없다. 단지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마약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그래서 아주 힘이 든다. 20년 단약을 했다가 ‘넘어진’ 중독자도 봤다. 그런 분들이 갈망을 못 이겨서 다시 약을 했을까? 삶을 살면서 어떤 실패로 인해 우울감이 높아졌을 때 의존 수단으로 약이 떠오른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을 텐데, 지금의 안정적인 상태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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